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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직업교육 (Duale Ausbildung)

수제보트제작 졸업반 이건우

by 빨강가방 2013. 7. 20.

유럽에서 수제보트제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마이스터 비커의 호령속에 마음조리며 가끔은 상처도 받으면서 보낸 시간들이 거짓말 처럼 벌써 3 번째 해를 들어서고 있습니다. 


강도 바다고 없는 뭍에서 만들어 내는 세계적인 수제보트회사. 

남들은 경기가 안좋다 어쩧다 다 들 한숨을 쉬고 있는 와중에 유독 이 회사만은 겨울 내내 10대 이상의 수제보트를 제작해 내느라 모든 직원들이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했다고 합니다. 

이제 마지막 손질을 해서 내 보내는 보트들을 정리하고 나면 한 두달 "보트 안 보는 행복"을 누린다면서  활짝 웃습니다. 


왼쪽은 올 겨울 졸업하는 동료,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준 이건우씨와  그의 동료직원.

건우씨도 내년에는 벌써 졸업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무리 용을 써도 늘지앟는 그놈의 독일어.

동료들과는 그럭저럭 서로 알아듣고 불편함 없이 지내지만 마이스터가 하는 말은 도대체...죽을 지경.

마이스터가 난청이 심하게 있어서 양쪽귀 다 보청기를 끼고 소리를 엄청나게 지르는 습관때문에

미리 겁을 먹고 기가 죽는건지....

안들린다고....


독일어만 빼고는  세상에도 없는 훌륭한 이건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 마이스터. 

(물론 건우 앞에서는 절대 그런 좋은 소리 한번 안하고 매일 호통만 치신다는데...)

매일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나중에 회사문을 닫고 퇴근하는 한결같은 건실함에는 누구도 따라하지 못한다고 혀를 둘르는 동료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퇴근 후 집에서 공부를 한다는 점에서 다들 뒤로 넘어졌다는 ....


이번에 독일어 때문에 최고점수를 받지 못해 사뭇 아쉽지만 그러나 실기를 비롯한 다른 면에서는 최고점수로 중간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기간동안 더 열심히 독일어를 하셔서 거뜬하게 자격증시험을 통과하시고 

호통을 쳐도 한결같이 사랑해 주는 마이스터 비커 옆에서 취직해서 마이스터까지 잘 마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손질을 마치고 이제 스위스 고객에게 넘겨질 수제보트.

한 30만 유로 한다고 하네요.. 어지간한 독일의 전원주택값... 

외부선체는 물론 내부의  모든 인테리어까지 이 회사에서 직접 다 수제로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터가 없고 돛을 다는 요트이기 때문에 값이 그렇다고 합니다.  



이제 모양새를 잡기시작하는 새 보트들. 



너무 오랫동안 못봤는데 마침 상담을 받고 싶어 한국에서 찾아온 학생들을 만나기도 할 겸, 뒤셀도르프 한국식당으로 가족들을 초청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족들이 온 이후로 부쩍 독일어가 더 줄었다고 타박을 받았는데 

요 꼬맹이들이 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들입니다. 하하 

정말 이쁘고 참하고 자랑스러운 듬직한 현모양처와 건강하고 씩씩하고 명랑한 녀석들,  

독일 생활을 너무 잘 적응해서 조금만 더 있으면  아빠보다 더 독일어를 잘 하게 생겼어요.

건우씨, 빨리 TV 고쳐서 뉴스도 보고 축구도 보고 동료들과 많은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로

독일어 팍팍 늘도록 화이팅 하세요.



원피스를 사준다고 백화점에 함께 갔는데 장남감에 더 마음을 빼앗긴 두 공주들, 공주관을 쓰고 뒤셀도르프 시내를 활보.... 모든 할머니들의 사랑담긴 눈총을 한껏 받았답니다. 

건우씨가 행복하게 지금 이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가족 모두가 지금처럼 건강하고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9월 회사가 조금 한가해 지면 약속한대로 고추장 양념 돼지목살 바베큐 준비해서 갈께요. 

그 때는 비커 마이스터와 동료들에게 한껏 마늘도 먹이자구요...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