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직업교육 연수·국제교류

친환경채소 농업마이스터/마이스터학교

by 빨강가방 2012. 11. 10.


거짓말처럼 해가 나오는 화창한 날씨, 독일연수 마지막날 에센의 마이스터학교를 방문하고 독일의 직업교육제도에 대해 공부합니다. 

우리 학생님들 많이 피곤하실텐데 이 딱딱하고 재미없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독일교육제도를 어떻게 들으실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에 집중을 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이스터학교의 학장님이신 케스트옌스 박사님께서 독일교육제도를 일일이 손으로 적으시면서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머리속에 그림처럼 모든게 다 입력이 되어있어서  파우어포인트  같은 것 다 필요없이 술술...

독일직업교육제도에 대해서는 이제 저도 어느정도 전문가 수준이 되어서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도 이제는 통역 역시 술술...(하하..사람이 겸손할 줄 알아야지...) 

몇년전 새롭게 도입된 과정이 마이스터과정과 동등한 급으로 인정되는 테크니커과정입니다. 

일반 산업계 분야에서도  마이스터 대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과정인데 창업을 하지 않을 사람들이 선택하는 2년 학사과정입니다. 농장을 운영하려면 마이스터가 있어야 한다는 법을 바꾸어 게젤레수준만 되어도 농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교육생 고용을 하려면 역시 마이스터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하고 있는 마이스과정과 독일의 마이스터과정과는 차이가 나겠지만 우리 학생들의 경력과 경험, 그리고 4년간 배운 이론적인 전문지식을 비교한다면 결코 독일마이스터에 뒤질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친환경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 그리고 전문인으로서 중심을 단단하게 잡고 계신다면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은 친환경의 대명사들이 되지 않을까 장담합니다. 내 스스로에 대한 양심과 자부심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원동력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없어서 빨리 가셔야 하는 박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키스링 마이스터의 인솔하에 학교실습장과 공원에 설치된 조경회사들의 시범정원을 시찰하기위해 나섰습니다. 날씨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독일의 농업계 직업중에 공동묘지관리사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고 끊임없이 일이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중 하나입니다. 더군다가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젊은이들은 설계부터 작업까지 모두 창작작품처럼 꾸며놓기 때문에 아주 인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건강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장점이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뒤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학생들의 작품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없애고 다음 학생이 또 연습용으로 사용합니다. 진짜 묘지는 아니고...



에센시에서 시공원을 조경회사들에게 당신들의 작품을 만들어 전시해서 홍보해 보십시오...라고 무료로 공원 한 귀퉁이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각 회사마다 한가지 테마를 가지고 조경을 했는데 시민들은 이 전시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고 또는 회사에 정원꾸미기를 위탁하기도 합니다. 

회사는 자기회사를 자랑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라서 좋고 시민들은 보기좋게 잘 가꾸어 놓은 각가지 정원을 볼 수 있어서 좋고 가족들 나들이 장소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시는 시 대로 자기들이 돈들여서 가꾸지 않아도 멋있는 정원들이 공원을 차지하니 그것도 또 좋은 일이고...

강원도에 이런 국제조경전시회를 한번 하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무듬듬....얼마전 고양에서 했더군요..

아쉬워요....



열심히 구석구석 정원을 설명해 주시는 에센마이스터학교 관리장. 이분은  조경마이스터입니다. . 



어느 회사가 만든 작고 아담한 정원. 




공원안에 자리하고 있는 에센 농업/조경직업학교 



떠난 빈 둥지...그저 가을 하늘에 잘 맞는 그림이고 낭만적인 것 같아서...




모처럼의 햇빛에 기분까지 달라지는 우리일행들...공기가 오랜만에 너무 좋았습니다. 



잎은 얼어죽는데도 색갈을 변하지 않고 마지막 아름다움을 뿜어보는 들국화...



그리고 그 옆의 클리마티스. 죽는것 처럼 겨울에 숨죽이고 있다가 다음해 새로게 잎을 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이 꽃, 제가 너무 좋아하는 꽃이라 눈에 띄었나 봅니다. 가을 ...가을...



억지 화장하지 않아도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가을의 마지막 꽃들...



실습장앞에 홀연히 서있는 리치열매.



이게 오동나무랍니다. 저는 처음봤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푸른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나무..멋있다...



학생들은 나와서 열심히 실습을 하고 있고 밝은 햇살을 맞으며 상기된 얼굴들...흙을 얼굴에 뭍히고 환하게 웃는 이들을 보면서 좋아서 하는 사람들은 절대 못말려.... 그 말이 맞다고...

그래. 좋아서 하는 일을 해야 사람은 기쁨이 있고 무엇을 해도 행복할 수있는 거지.

그래서 나도 이런 직업교육을 고집합니다. 

우리 한국학생들에게도 일찍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 그리고 제일 잘하는 것을 시키는 것이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업 역시 흙을 좋아하고 농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제대로 교육을 시켜서 훌룡한 농사군으로 만들고 그 일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성공한 겁니다. 

우리한국도 예전에 있었던 전문학교들, 농고,공고,상고등을 다시 살려서 전문인을 양성해 내는데에 혼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허황된 거품안에서 질식해서 다 죽을 것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마이스터고등학교처럼 농업에도 전력을 다해 흙만보면 미쳐버리는 그런 농사군들을 길러내야 할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행복하면 사회도 행복해 집니다. 

모두가 각자 자기 분야에서 마이스터가 되고 누가 뭐래도 나름대로 나의 세계안에서 왕이 되는 것입니다.  


농업연수로서는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관광만 머리에 두고 술독에 빠졌다 돌아가는 공무원들 연수에는 비할바가 못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이번 연수는 저에게도 보람있고 너무 기분 좋은 연수였습니다. 

비록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훌륭하신 우리 농업마이스터 학생님들을 뵈면서 정도 들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지금 무지무지한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홍천,화천...유치리...무공해농장...고랭지배추...

꿈같은 나의 고향 강원도. 정말 언제나 다시 가서 살 수 있을까...

아직도 독일에는 제가 할 일들이 태산처럼 있지만

지금같은 마음이라면 훌훌 그냥 털고 가고파라...

꼭 다시 뵙고 싶은 우리 학생님들...

다들 건강하시고 농장들 풍성하게 성공하시기 바랍니다.